수원/인계동 나혜석 거리. 분위기있는 디저트 커피 맛집 <카페도안>

남편의 친구의 결혼식 날이었다. 수원에 인계동이라는 곳에 위치한 결혼식장이었는데, 남편의 친구들 몇몇과 함께 점심을 먹은 뒤 헤어지기가 아쉬워 카페 한 군데에 들르기로 했다. 인계동에는 '나혜석 거리'라는 번화가가 있다. 여러 가지 식당들과 카페들이 즐비한 곳인데, 이곳은 그중에서도 유명한 카페였다.

'카페 도안'이라는 곳인데, 내부의 인테리어가 아주 멋진 곳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콘크리트의 차가워 보이는 벽들이 무심한 듯 노출되어있었고, 테이블과 의자와 소품들은 모두 원목으로 되어있어서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언밸런스하면서도 서로 공존하면서 너무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느낌을 주었다.

코르타도

코르타도

 

에스프레소와 우유가 1:2 비율로 들어간 작고 진한 라테

 나는 '코르타도'라는 음료를 주문했다.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을 고를 수 있었는데, 코르타도는 따뜻하게 먹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만족스러웠다.

 에스프레소는 작은 잔에 나오지만 충분히 진하기 때문에 조금씩만 마셔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더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나저나 이 코르타도 커피에 대해 조금 설명해 보겠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작은 잔인데도 커피는 커피잔의 반 보다 덜 채워져 있을 뿐, 나머지 반이 넘는 공간은 비어있지 않는가? 그 비어있는 곳을 우유로 채운 것이다. 우유를 섞었으니, 아무래도 좀 더 약한 맛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맛있는 커피였다. 코르타도는 한마디로 아주 진한 라테이다. 거의 에스프레소에 가까운 이 음료는, 원래도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또는 에스프레소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하우스 블랜드. 카라멜과 다크 초콜릿 같은 풍미

남편이 주문한 아메리카노다. 이곳에서는 아메리카노의 원두가 두 가지 있는데, 그 두 가지 중에서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온두라스 데이비드 무노즈'라는 원두로, 히비스커스 차 같은 풍미와 자두의 산미, 캐러멜 같은 마무리를 준다고 했고, 또 다른 하나는 '에스프레소 하우스 블랜드'로, 캐러멜과 다크 초콜릿 같은 풍미를 준다고 했다. 남편은 때에 따라 산미가 있는 원두를 마시기도  하고, 다크로스팅 된 산미가 적은 원두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날은 산미가 없는 것을 선택했는데, 꽤나 괜찮은 맛이었다. 약간은 고소한 듯하기도 했고, 깊고도 약간은 묵직한 듯한 맛도 느껴졌다. 남편은 이 커피가 마음에 든다며 맛있게 즐겼다고 했다.

 

디저트 (아몬드 사르륵 쿠키, 바스크 치즈 케이크)

아몬드 사르륵 쿠키, 바스크 치즈 케이크

왼쪽에 보이는 것이 아몬드 사르륵 쿠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바스크 치즈 케이크이다.

 '아몬드 사르륵 쿠키'는 아몬드와 고메 버터를 듬뿍 넣어 섞어 만든 아몬드 쿠키로, 부스러지는 질감의 쿠키이다. 대형 사블레 쿠키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아몬드 가루가 대부분인 듯 한 질감이었다. 사블레 쿠키를 생각하고 입안에 넣었지만, 거의 달지 않아서 살짝 의외의 맛이었다. 달콤한 음료에 곁들여도 전혀 부담이 없을 맛이다. 아몬드의 고소한 맛과 버터의 맛으로 먹기 좋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할 맛이다.

 '바스크 치즈 케이크'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전통 케이크라고 한다. 고온에서 짧고 강하게 굽기 때문에, 겉은 태우듯 구워지고, 속은 아주 부드럽고 촉촉한 케이크다. 다른 말로는 '번트 케이크'라고도 부른다. 다른 카페에서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아주 많이 먹어보았지만, 이 카페의 케이크는 다른 카페들의 케이크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크림치즈 특유의 신 맛도 거의 없었고, 아주아주 부드럽고 촉촉했다. 겉 부분의 그을린 부분을 함께 먹으면, 스모키 한 향과 부드러운 크림치즈의 진한 맛이 어우러져 행복감을 주었다. 이 카페에 간다면, 디저트로는 바스크 치즈 케이크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