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신동카페거리 크로플, 크림커피, 에이드맛집 <구스타브>

 지난 토요일, 남편의 친구가 수원에서 결혼식을 마쳤다. 그 결혼식을 다녀오는 길에 들른 '구스타브'라는 카페. 수원에 있는 '신동 카페 거리'라는 곳이 있는데,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첫 외관부터 빨간 벽돌집에 'gustav'라는 글씨가 커다란 통 창을 장식하고 있었고, 생각보다 작은 카페 안에는 사람들이 거의 꽉 차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다들 디저트와 함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우리도 그들과 같은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구스타브 브라운치즈 크로플, 에이드, 크림라떼

 

구스타브 브라운 치즈 크로플

 사실 재작년쯤부터 '크로플'이라는 디저트가 엄청나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 팬에 납작하게 구워 먹는 것으로, 일반적인 크로와상이나 와플의 맛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와플 팬을 들여놓고 집에서 크로플을 구워먹는 집들이 엄청나게 늘어났었다. 발빠른 카페들은 여러가지 크로플 메뉴들을 선보였는데, 기본적으로는 아이스크림을 한스쿱 얹어준다던지, 꿀이나 메이플 시럽 등을 함께 뿌려 먹는 것들이었다. 그러다가 작년쯤에 획기적으로 생겨난 것이, 바로 아직까지도 뜨겁게 사랑받고 있는 '브라운 치즈 크로플'이다. 

브라운 치즈라는 것도 한국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치즈이다 보니, 아마도 처음 이 메뉴가 세상에 나왔을 때, 호기심에 먹어 본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었으니까. 겉면뿐 아니라 속까지도 브라운 색상인 이 치즈는 그냥 보기만 해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런데 이 치즈는 한국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정말 충분했다. 아주 부드럽고, 짭짤한 맛에, 호불호가 거의 없는 향까지. 이 치즈가 달달한 아이스크림과 시럽을 만난다면, 달고 짠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아주 제격이지 않겠는가?

이 카페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메뉴를 테이블에 두고 있었다. 아마도 이 '브라운 치즈 크로플'이 이 카페의 가장 대표적인 디저트 메뉴가 아닐까 한다. 우리 또한 이 메뉴를 주문했다. 당신이 위의 사진을 본다면, 크로플의 결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와플 팬으로 눌려 결이 죽어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게다가 버터 향이 아주 좋아서, 메뉴가 나오자마자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위에 얹어진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어떻게 이렇게 크게 만든 건지 신기할 정도였고, 또 그 위에 산처럼 쌓인 브라운 치즈가 아슬아슬하게 탑을 이루고 있었다. 아이스크림과 브라운 치즈 모두 다른 카페에서 주는 양의 2배가 되는 양이었다. 이 때문에 더더욱 맛있다는 생각이 든 것일까?

 

구스타브 클림트 키스 에이드

구스타브의 클림트 키스 에이드는 위 사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음료로, 패션후르츠와 망고로 만들어진 에이드이다. 아래쪽에는 패션후르츠 청이 담겨있고, 그 위에는 탄산수로 컵이 채워진다. 가장 윗부분에 노란색 동그란 무언가가 보이는가? 망고 아이스크림이다. 그런데, 사실 망고 아이스크림인 줄 알았던 저것이 망고 아이스크림이 아닌 것 같았다. 얼린 망고를 곱게 갈아서 아이스크림과 같은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대부분은 일반 망고보다는 망고 아이스크림으로 대체하는 것이 훨씬 원가를 절감할 텐데, 이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훨씬 고급지고 좋은 맛을 얻어, 소비자에게 더욱 큰 만족감을 준 것이다. 

나는 이 에이드의 이름이 왜 '클림트 키스 에이드'일까 했다. 생각해 보니, 이 패션후르츠 청과 망고의 색상이 마치 정말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라는 그림처럼 비슷한 색상을 구현해 내고 있었다. 물론 금은 없겠지만 말이다. 마치 비슷한 느낌을 주는 듯 한 이 에이드는 맛 또한 아주 훌륭했는데, 패션 후르츠로 새콤달콤한 맛과 탄산이 만나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다. 망고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이 에이드 한번 마셔보라. 후식으로도 입가심이 아주 완벽하다.

 

구스타브 쑥 크림 라테

아래에는 쑥을 갈아서 만든 원액을 깔아주고, 그 위에는 얼음과 우유를 넣어주었다. 마지막에는 가벼운 크림을 얹어 주었는데, 부드럽게 잘 어울려서 좋았다. 요즘 자꾸 쑥이 들어간 디저트나 음료를 보면 눈길이 간다. 이제 곧 쑥이 나올 때가 되어가기 때문인 것일까? 이번에 마신 쑥 크림 라테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실 다른 메뉴를 먹어볼까도 했지만, 불가능했다. 구스타브의 쑥 크림 라테 또한 너무 달지 않고 아주 맛있게 잘 즐겼다. 가끔 어떤 카페에서는 너무 달게 음료를 만들어서, 몇입 마시다 보면 그 음료를 마시는 것을 포기하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 덜 달게 만들어 준다면, 쑥의 향도 느끼기에 아주 좋고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기에 아주 제격이다. 이 쑥 크림 라테는 차가운 음료로 주문하여 먹었지만, 따뜻한 음료로 즐겨도 아주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