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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부산/33GATE/전포카페거리, 공항컨셉의 특별한 메뉴가 있는 카페.

by 미밀리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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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남편이 부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이 가능한 날이라 남편의 출장길을 따라나서게 되었다. 비록 금요일 오후 시간은 혼자서 보내겠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고 싶은 가게에 가보며 보내보기로 했다. 바로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의 옆, '전포'라는 곳에 위치한 카페이다. '전포 카페거리'로 유명한 골목이 있는데, 이 거리는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꽤나 알차다.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로 유명한 카페들과 가게들이 그득하고, 브런치 가게나 식당들 또한 들어 차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가보게 된 곳은 바로 이 카페였다. '33 GATE'라는 카페는 정말 특이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카페이다. 그것은 바로 '여행'이라는 콘셉트. 그중에서도 가장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순간이다. 비행기를 타기 직전의 '공항 대합실'을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 건물의 2층에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것이 해외여행을 갈 때 주로 사용하는 '캐리어' 가방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자동으로 입이 벌어진다. 마치 공항의 대합실 같은 느낌의 분위기가 펼쳐지며, 공항에서나 들을 법 한 비행기 탑승 안내를 의한 방송도 나온다. 모든 의자는 공항 대합실에 일렬로 쭉 놓여있는 철제의자이며, 테이블 또한 의자와 의자 사이에 자그마한 철제 테이블이다. 서로 마주 보는 자리는 거의 없다. 게다가 군데군데 보이는 캐리어 가방들과 벽에 붙여진 위치 표시(비행기 탑승장 위치, 화장실 위치, 입국장과 출국장 위치 등)들은 한층 더 공항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33 GATE의 완벽하게도 콘셉트에 빠져들어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이색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음료와 음식을 주문하면서 조금 더 놀라움을 주었던 것이 있었다.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비행기 탑승권'을 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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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포카페거리 공항 컨셉 카페 33게이트, 비행기 탑승권

누가 봐도 비행기 탑승권. 부산에서 출발하여 파리에 도착하는 비행기 탑승권으로, 나는 19시 30분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되어있다. 정말로 곧 파리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들면서 조금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곧이어 인간이란 참으로 단순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단지 내가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사실 비행기의 번호가 화장실 비밀번호이고, 그 옆의 R.NO가 와이파이 비밀번호이다. 이 비행기표는 33 GATE에서 손님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과 같은 것이다. 공항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하게,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충족시켜준다. 이 표는 스티커로 되어있어서, 이름 칸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놓고 다이어리 등에 붙여 간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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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포카페거리 공항 컨셉 카페 33게이트, 크림 화이트, 크림 라테

크림 라테

'33 GATE'의 대표 음료 메뉴. 오른쪽 상단에 위치하고 있는 음료이다. 아몬드 크림이 얹어져 있는 크림 라테이다. 크림을 스푼으로 떠먹어보았는데 꽤나 달콤했다. 나는 너무 달달한 것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터라, 아래에 있는 라테는 달지 않기만을 바랐다. 다행히 아래의 라테는 달지 않았다. 위에 얹어진 크림과 커피를 번갈아서 먹다가 절반 정도 남았을 때 스푼으로 저어서 잘 섞어 보았다. 크림이 라테에 비해 밀도가 높은 크림이라서 잘 섞이지 않았다. 하지만 섞어서 마시는 것이 훨씬 더 좋았다. 크림과 라테가 섞이면서 딱 '적당한 단맛'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 라테의 컵을 잘 관찰해 보자. 컵의 테두리에 어두운 색의 줄무늬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 초콜릿 시럽이다. 그냥 크림 라테를 먹을 때는 이 초콜릿의 존재는 아주 작아서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때는 초콜릿 시럽이 중간까지만 내려와 있는데, 마실수록 조금씩 아래로 내려간다. 이 초콜릿 시럽은 크림 라테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나에게 행복감을 주었다.

 

크림 화이트

치즈 같아 보이는 하얀 것과 빵이 보이는가? 그것이 바로 '크림 화이트'이다. 내가 사실 이 카페에 오게 된 이유도 이것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한국에서는 '카이 막'이라는 것이 흔하지 않다. 1~2년쯤 전,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백종원'님에 의해 '카이 막'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고작 서울에서조차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 '크림 화이트'는, 그 '카이 막'을 본떠 만든 '수제 크림'에 달콤한 '꿀'을 곁들인다. 함께 나오는 바게트에 그 꿀과 크림을 발라 함께 즐길 수 있게 제공된다고 한다. 나는 비록 이것이 '카이 막'은 아니지만, 그것을 본떠 만들었다고 하여 호기심에 방문하게 되었다. 내가 엄청난 미각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이것을 먼저 먹어 본 뒤, 카이 막을 팔고 있는 다른 곳에도 방문하여 먹어본다면 어느 정도 비교는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카이 막도 우유를 응고시켜 만든 것이고, 이 크림은 우유에 비해 조금 더 응고시키기 좋은 크림을 이용한 것이므로 아주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다음에 카이 막을 먹게 된다면 후기를 써 보도록 하겠다.

함께 나온 바게트의 속은 아주 부드러웠으며, 겉은 아주 바삭하고 얇았다. 일반 프랑스식 바게트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반미 바게트'의 맛이었다. 이 빵에 카이 막을 본떠 만든 수제 크림과 꿀을 듬뿍 발라 먹어보았다. 꿀이 너무 달아서 크림의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직 크림의 질감만이 남아있었다. 크림만을 음미해 보았더니, 마치 리코타 치즈보다는 조금 향이 덜한 코티지치즈와 비슷한 맛이었다. 질감은 정말 부드러웠다. 누가 먹어도 크림의 질감이었다.

크림과 꿀,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맛있었던 반미 바게트. 그 셋의 조화는 첫 한입보다는 먹을수록, 씹을수록 더더욱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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