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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안산/초지역 초밥맛집, 스시초진

by 미밀리 202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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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는 초지역이라는 곳이 있다. 이 역의 주변에는 대단지의 아파트 단지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가게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은 비어있는 가게 자리들이 많고, 계속해서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오고 있는 곳이다.
이 부근에 초밥 가게가 새로 들어왔다고 하여, 친구와 함께 퇴근 후 저녁에 들러보게 되었다. 마침 이 친구와 나의 직장의 중간 지점에 있는 곳으로, 종종 이 친구와는 초지역 부근에서 만난다. '스시 초진'이라는 이 가게는 나의 친구가 다른 사람에게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추천한 곳이었는데, 이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서 알아보니, 꽤나 진심으로 초밥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가게였다.

<스시 초진에서 드리는 말씀.>
하나. 저희 초진의 샤리(밥)의 색은 조금 어둡습니다. 이는 묵은쌀을 사용해서가 아닌, 초밥에 적절한 쌀을 고르고 골라 밥을 지은 뒤, 적초(붉은 식초)를 이용한 초대리로 샤리(밥)를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둘. 초진의 네타(재료)는 활어 상태의 쫄깃함보다 숙성 상태의 부드러운 감칠맛을 지향합니다. 물론 어느 쪽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희의 지향점은 그렇습니다.
셋. 이제는 냉동 기성품이 아닌 곳을 찾아보기 힘든, 초밥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계란과 새우초밥.
저희 초진은 냉동 기성품이 아닌 재료로 매일 수제로 만들어 준비합니다. 냉동 기성품과는 다른 맛과 향, 수분감을 느껴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문구를 보고는 아주 기대하며 방문하게 되었다. 아직은 가오픈 기간이라 준비되지 않은 메뉴들도 있기는 했지만, 가오픈 기간의 메뉴판이 따로 있었다.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오늘의 스시'라는 메뉴를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다.

오늘의 스시

  • 초밥 : 활어 2개, 생연어 2개, 연어 아부리 1개, 참치 2개, 한치 1개, 생새우 아부리 1개, 간장새우 1개, 타코와사비 1개, 계란 1개
  • 사이드 메뉴 : 샐러드, 장국, 수제 왕새우튀김, 우동

안산_초지역_숙성회_초밥맛집_스시초진_오늘의스시
안산 초지 숙성회 초밥맛집 스시초진 오늘의 스시

12개의 초밥들. 왼쪽부터 활어, 생연어, 참치, 한치, 잘 모르는 회초밥 한 개와 연어 아부리, 유부초밥, 간장새우, 계란, 타코와사비가 제공되었다. 메뉴판에 있던 메뉴와는 살짝 달라서 의아하기는 했지만, 가오픈 기간이라 준비가 완벽하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우리가 거의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손님이었던 것으로 보아 재료가 거의 다 소진되었기 때문으로 생각이 되었다.
나는 워낙에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한다. 때문에 회나 초밥을 먹을 때도 연어나 참치를 좋아하는데, 이곳의 숙성회들은 부드럽고 촉촉한 맛을 뽐낸다고 하여 기대를 잔뜩 하고 있었다.
가장 기본인 '활어 초밥'은 확실히 숙성이 되어서 그런지, 다른 먹어본 초밥들과는 확연히 부드러웠다. '연어초밥'과 '참치초밥'은 워낙에도 부드러운데, 좀 더 촉촉하고 부드러운 듯 입안에서 녹아 없어졌다. 특히나 엄청난 임팩트를 주었던 것이 '연어 아부리 초밥'이었는데, 이 초밥은 연어초밥 위의 연어 회를 살짝 그슬린 것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연어초밥에 불향이 입혀져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켰다. 정말 깜짝 놀랐던 것은 바로 '한치 초밥'이었다. 내가 맛있는 한치 초밥을 먹어보지 않아서 그런 것 일 수 있지만, 항상 밥과 분리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꼬들 거리는 한치는 초밥 재료로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스시 초진에서의 한치 초밥은 정말 달랐다. 두 겹으로 이루어진 한치 회는 역시 숙성이 된 것인지, 약간은 크리미 한 식감까지도 들게 하는 초밥이었다. 한치와 밥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서 나의 고정관념을 깨 주는 맛이었다. '간장 새우 초밥'은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새우는 무엇을 해서 먹든지 항상 맛있다고 느꼈는데, 간장새우의 새우살이 정말 통통하고, 간장의 맛도 잘 배어있어서 밥과 먹으니 정말 딱이었다. 새우 아부리 초밥도 정말 궁금했지만, 제공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타코와사비의 경우는 나는 처음 먹어보는 초밥이었다. 문어를 잘게 썰어 와사비 소스에 무친 뒤 밥 위에 얹어서 나오는 것으로, 김에 싸여 있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와사비의 맛도 은은하게 퍼지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던 초밥 중의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계란 초밥'의 경우, 다른 식당들에서는 너무 달아 거부감이 들 때가 종종 있지만, 스시 초진의 계란 초밥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회 중에서도 씹히는 질감이 강하거나 고기의 힘줄 또는 씹히는 질감이 강하면 나는 먹기가 불편하다. 결국엔 다 씹지 못하고 뱉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곳의 초밥들은 숙성회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정말 부드러웠다. 함께 저녁을 먹었던 친구도 너무 맛있다며, 같이 단품 하나를 더 주문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한치 초밥을 하나 더 주문했다. 단품의 경우 2개가 제공되기 때문에 한 개씩 나누어 먹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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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초지 숙성회 초밥맛집 스시초진 왕새우튀김

먹다 보니 새우튀김이 나왔다. 타르타르소스를 찍어서 먹으니 바삭하고 큼직한 새우튀김이 훨씬 더 맛이 좋았다. 생각보다 더 얇은 튀김옷이 마음에 들었다. 이름에 걸맞게도 왕새우가 맞았다. 한입 베어 물어보니 통통한 새우가 아주 보기 좋았다. 가끔씩 새우튀김에 굉장히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큼직해 보여서 기분 좋게 먹었는데, 속 안의 새우는 아주 얄팍하고 겉 부분의 튀김옷만 아주 두꺼운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좋았던 기분이 갑자기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식당의 평가도 함께 곤두박질치며 나오기 일쑤다. 하지만 이 식당의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식당에 간다면 아마도 새우튀김 또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안산_초지역_숙성회_초밥맛집_스시초진_우동
안산 초지 숙성회 초밥맛집 스시초진 우동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우동. 유부, 쪽파가 가득 들어가 있다. 국물을 마실 때는 쪽파의 향긋한 향과 함께, 면을 먹을 때는 유부와 함께 했더니 금상첨화였다. 특히나 이 식당에서 생각보다 우동이 정말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우동 면이 살짝 투명하고 윤기가 흐르는데, 정말 부드럽고 쫄깃한 느낌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면을 아주 잘 삶으시는 듯했다. 게다가 생각보다 양도 많아서 포만감을 채워주기 아주 좋았다. 이 우동이 사이드 메뉴로 나온 거라, 사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 식당에는 '새우튀김 우동'이라는 식사메뉴도 있는데, 누군가 그 메뉴를 시킨다면 절대 말리자 않겠다.


이 식당에서는 작은 메뉴 하나라도 절대 소홀히 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 만든다는 것이, 단순히 말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다. 사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주방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속속들이 알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렇게 맛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줄 수 있는 것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친구 둘 다 이 식당에서 나오는 길이 아주 만족스러웠으며, 이 식당에 다시 갈 의향이 있다. 실제로 나의 친구는 3일 뒤, 다시 이 식당을 찾았다고 한다. 나 또한 다시 들르고 싶은, 몇 안 되는 '나의 식당'중의 하나로 들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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