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거대한 토마호크 돈카츠, 오. 유미당

지난 주말에 돌아다니다가 무엇으로 끼니를 할까 고민 중에 고르게 된 돈가스. 돈가스는 일명 '남자들의 소울푸드'라는 말이 있지만, 나 또한 언제 먹어도 아주 좋아하는 메뉴이다. 이날은 다른 곳에서 브런치를 먹고,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귀가하기로 한 날이었다. 열심히 찾고 찾던 중에 발견하게 된 '오. 유미당'이라는 돈가스 가게. 일본식 돈카츠를 파는 가게로 보였지만, 쌀국수 또한 주된 메뉴 중의 하나였다.
'오. 유미당'이라는 가게는 이곳저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체인점이다. 특히나 요즘 갑자기 많아진 체인점 수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뜻인가 싶기도 했다. 나는 체인점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궁금증이 생기는 가게들도 있다. 이런 경우, 마음에 들면 한동안은 정말 많이 방문하고, 푹 빠져서 살기도 한다.
우리는 이 가게를 가게 된 이유가 돈가스 메뉴 중 유독 별난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토마호크' 돈가스다. 그리고 내가 항상 맛있게 먹는 고구마 치즈 돈가스를 주문하기로 했다.

오.유미당 토마호크 돈카츠와 고구마 치즈 돈카츠

고구마 치즈 돈가스

사진의 왼편에 위치한 동글동글한 돈카츠가 고구마 치즈 돈카츠다. 모차렐라 치즈와 무스 형태의 달콤한 고구마가 듬뿍 들어있다. 등심 돈카츠가 고구마 무스와 모차렐라 치즈를 감싸고 있는 모양인데, 이 돈가스를 자르는 순간 고구마 무스와 한창 녹아있는 모차렐라 치즈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린다. 이것을 보는 순간, 시각적으로 엄청난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물론 맛 또한 놓칠 수 없다. 달달한 고구마 무스와 흘러넘치는 모차렐라 치즈의 고소한 맛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준다. 이 두 가지를 머금고 있는, 바삭하고도 담백한 등심 돈가스를 포크로 잘 집어서 소스로 가져가자. 고소한 깨를 잔뜩 섞어둔 돈가스 소스를 적절히 찍어 한입에 넣는다면, 엄청난 만족감이 몰려올 것이다. 달달함과 짭짤함, 고소함과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들이 한데 어우러지니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고구마 치즈 돈가스의 치명적인 맛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토마호크 돈가스

통뼈를 통째로 튀겨낸 프리미엄 돈카츠라고 한다. 그냥 봐도 알겠지만 사진의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는 돈가스이다. 이 돈가스는 이름은 '토마호크'이지만, 사실 소고기는 아니다. 돼지고기로 되어있는 부위로, 일명 '돈마 호크'라고 할 수 있겠다. 돈마 호크는 한창 토마호크 스테이크가 열기를 띄고 있을 때 곧이어 나온 것으로,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를 마치 토마호크처럼 커다랗게 뼈째로 잘라 스테이크로 나오는 것이다.  갈빗살과 등심살을 뼈째로 함께 잘라내어 큼직하게 제공되는데, 이것 또한 스테이크로만 봤지, 돈가스로 본 적은 처음이었다. 이 돈가스를 자르니, 등심 부위와 갈빗살 부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나는 등심 쪽이 더 입에 맞았고, 조금 더 부드럽고 기름진 부위로는 갈빗살 쪽이 확실했다. 갈빗살은 보기만 해도 윤기가 흘렀다.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은 커다란 토마호크 돈가스를 보자 아주 신이 났었고, 특히나 갈빗살 부분이 정말 맛이 좋다며 순식간에 없애버렸다.

그런데, 이 돈가스의 고기가 살짝 붉은빛을 띠고 있었는데, 덜 익어서가 아니라고 한다. 신선한 육류에만 존재하는 붉은 계열의 미오글로빈이 조리 열로 인해 메타 미오글로빈으로 전환되어 적갈색이 된다고 한다. 지극히 정상이고, 고기가 신선하다는 증거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좋겠다.